"식당도 안 들어왔는데"…'임대료만 1억' PB들 추천 종목은?

입력 2023-11-26 15:29   수정 2023-11-26 17:54


“여기 부동산 중개 업체 다음으로 많은 게 증권사 PB센터들이에요. 식당도 아직 제대로 안 들어왔는데 증권사들 발 빨라요.”

지난 24일 방문한 반포 원베일리 단지 앞 상가는 아직 ‘개점 준비중’이라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다수 점포들이 내부 시설 단장이 한창이고 아직 입점이 결정되지 않은 채 비어 있는 공간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말끔히 공사를 마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센터들은 달랐다. 각자 개최 중인 투자 세미나와 각종 투자 관련 이벤트를 홍보하기 위해 입간판과 사이니지 디스플레이를 동원해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상가 내 카페 하나 보기 어려웠지만 PB센터를 찾아 투자 상담을 하러 오는 주민들은 평일 낮에도 여럿 볼 수 있었다.

반포 원베일리가 증권사들의 ‘오프라인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앞다퉈 증권사들이 입점하면서 한 개 건물에 4개 증권사 PB센터가 들어서 경쟁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이곳 인근이 신흥 ‘부자고객’들이 많은 지역이면서 주변 1만세대에 달하는 수요를 커버할 수 있어서다.
PB센터 격전지 된 ‘반포 원베일리’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안타증권, 삼성증권이 반포 원베일리 상가에 잇따라 지점을 열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 5층에 자리잡았고, 삼성증권은 2층에 입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점을 나눠 1층과 4층과 각각 자리했다. KB증권도 내년 입점이 점쳐지고 있다.


아직 상권이 형성되기도 전이지만 증권사 지점들은 치열한 입점 경쟁을 펼쳤다. 미래에셋증권은 1층 지점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점 ‘쪼개기’를 택했을 정도다. 다른 증권사들도 기존 지점에 비해 2~2.5배에 달하는 월세를 주고 들어왔다. 인근 부동산 업체에 따르면 증권사 지점마다 월 1억원 안팎의 월세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프라인 점포 자체를 줄이는 최근 증권업계 트렌드와는 딴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국내 증권사의 국내 지점 수는 780개로 지난해 3분기 827개에 비해 47개소가 줄었다.

반포 원베일리가 강남권에서도 고액자산가들이 모인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해 증권사들이 입점을 서둘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반포 원베일리는 2990세대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이고 주변에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 퍼스티지 등 다른 아파트 단지도 위치해 1만 세대에 달하는 고객 수요를 커버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반포 지역 내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 고객은 최근 3년간 93% 늘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포 지역 인근에 원베일리 상가와 같은 대형 상가가 없어 증권사들이 앞다퉈 입점 경쟁을 치렀다”이라며 “오히려 PB센터들이 모이면서 고객 입장에서는 여러 곳을 발품 팔 필요가 없어 더욱 편리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고객을 모으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 오너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들을 위한 기업 자산 운용 상담과 오너·최고경영자를 위한 경제 관련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본사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기존 ‘톱-다운’ 방식 대신, 센터에서 직접 상품을 기획하는 ‘바텀-업’ 방식의 운영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다양한 자산관리 수요가 있는 고액자산가들의 특성에 맞춰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다양한 투자, 세무, 문화, 부동산 관련 세미나를 열고 고액자산가들의 수요에 특화한 투자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최종구 삼성증권 반포WM지점장은 “최근 개최한 첫 번째 투자 세미나엔 마련한 좌석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몰렸다”며 “대중적인 정보보다 자산가들 수요에 특화한 지식을 전달하는게 목표”라고 했다.
“금리 내려가면 성장주·채권 같이 담아야”
반포 PB센터장들은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려면 채권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발행된 채권은 발행금리가 높아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 2025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전까지 매매차익 비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향미 유안타증권 GWM반포센터장은 “발행금리 4%대의 국채를 매수해 이자수익과 향후 채권금리 하락시 매매차익까지 모두 고려한다면 실질적으론 연 7~8%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내년 금리 하락을 염두에 두고 성장주와 안정저긴 채권을 함꼐 담는 ‘바벨 전략’도 추천됐다. 이혜정 한국투자증권 반포PB센터장은 “내년 금리 하락과 반도체 업황을 고려하면 성장주, 반도체, 헬스케어가 수혜주로 예상된다”며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고액자산가들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AI 관련주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성우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반포 센터장은 “AI 시대가 본격화되고 금리도 내려간다면 빅테크 주식은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30%는 미국 또는 한국 국채, 30%는 해외 주식, 그외는 베트남 등 신흥국과 국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담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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